
인터넷을 보다가 가보고 싶은 식당이나 카페를 발견하면 일단 화면을 캡처해 두곤 했습니다.
당장 갈 곳은 아니지만 나중에 근처에 갈 일이 생기면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사진으로 남겨두면 이름도 보이고 주소나 메뉴 같은 정보도 같이 볼 수 있으니 굳이 따로 메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몇 달 뒤 정말 그 장소를 찾아보려고 했을 때 생겼어요.
사진첩에는 그동안 찍어둔 사진과 스크린샷이 잔뜩 쌓여 있었고, 제가 찾는 장소가 언제 저장한 사진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분명 저장은 해뒀는데 다시 찾으려니 사진첩을 계속 내려야 했어요.
그때 생각해보니 제가 필요했던 건 그 장소의 사진을 보관하는 게 아니라 나중에 다시 찾아갈 수 있도록 위치를 기억해 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보고 싶은 장소를 발견했을 때 사진부터 저장하는 대신 구글 지도에서 검색해서 저장해 보기 시작했어요.
사용하는 방법 자체는 단순했지만, 장소를 기억해두는 방식은 생각보다 많이 달라졌습니다.
사진첩에 저장해두면 기억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스크린샷을 자주 사용했던 이유는 가장 간단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식당을 발견하면 화면을 캡처하고 끝이었어요. 따로 앱을 열거나 이름을 입력할 필요도 없고, 나중에 사진을 보면 기억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한동안은 별문제가 없었어요. 저장한 장소가 몇 군데 되지 않을 때는 최근 사진만 조금 내려봐도 찾을 수 있었고, 어디에서 본 곳인지도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진첩에는 장소 말고도 택배 정보, 사고 싶은 물건, 대화 내용, 안내문처럼 그때그때 필요해서 캡처한 이미지가 계속 늘어났습니다. 그 사이에 가보고 싶어서 저장했던 장소도 섞였어요.
더 불편했던 건 장소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면 검색하기도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에 봤던 분위기 좋은 카페' 정도만 기억나는데 사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결국 스크린샷을 하나씩 확인해야 했어요.
주소를 따로 메모하는 방법도 써봤지만 이번에는 메모와 지도를 번갈아 봐야 했습니다. 장소를 찾은 뒤 실제 위치를 확인하려면 다시 지도에서 이름이나 주소를 검색해야 했고요.
그러다 보니 저장하는 순간에는 가장 간단했던 스크린샷이 다시 찾아보는 순간에는 오히려 번거로운 방법이 되어 있었습니다.
장소를 지도에 저장하니 위치까지 같이 남았어요
구글 지도에서 장소를 검색하면 해당 장소를 목록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편하다고 느낀 건 이름을 따로 적어두지 않아도 장소 자체가 저장된다는 점이었어요.
예를 들어 가보고 싶은 카페를 발견했다면 구글 지도에서 그 카페를 검색한 뒤 저장해 둘 수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찾을 때는 사진첩에서 캡처를 뒤지는 대신 저장한 장소를 확인하면 됐어요.
무엇보다 지도에 저장해두니 위치를 다시 검색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스크린샷은 '이런 곳에 가고 싶었다'는 정보만 남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도에 저장한 장소는 실제 위치와 연결되어 있으니 어디에 있는 곳인지 바로 확인하기 쉬웠어요.
이 차이는 다른 지역에 갈 일이 생겼을 때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약속 장소가 정해진 뒤 '이 근처에 전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던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도 어디였는지 찾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있었거든요. 지도에 장소를 저장하기 시작한 뒤에는 제가 기억하는 장소 이름보다 어디에 저장해둔 장소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쪽이 편했습니다.
결국 제가 원했던 건 장소의 이름을 외우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위치를 다시 찾을 수 있는 방법이었던 거예요.
저장한 곳이 늘어나니 목록을 나누게 됐어요
장소를 지도에 저장하는 게 편해서 보이는 곳마다 추가했더니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보고 싶은 식당도 있고, 여행할 때 들르고 싶은 장소도 있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도 있는데 전부 한 곳에 들어가니 목록이 점점 길어졌어요.
사진첩에서 스크린샷을 찾던 것보다는 나았지만, 저장한 장소가 많아질수록 이번에는 목록 안에서 원하는 곳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모든 장소를 하나의 목록에 넣기보다 제가 나중에 다시 찾을 때 구분할 만한 기준으로 나누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지역별로 아주 세세하게 만들어볼까 했지만 그렇게 하면 장소를 저장할 때마다 어느 목록에 넣어야 할지 고민할 것 같았습니다.
대신 가보고 싶은 곳, 다시 갈 곳, 여행처럼 제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만 나눴어요.
여행을 준비할 때처럼 목적이 분명하다면 부산 여행, 제주 여행처럼 별도의 목록을 만들어두는 것도 편했습니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다시 가고 싶은 장소만 남기거나 필요 없는 목록은 정리할 수 있었고요.
여기서도 원노트에 메모를 정리할 때와 비슷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분류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나중에 내가 어디를 열어볼지 바로 떠오르는 정도로 만드는 게 더 중요했어요.
목록 이름만 보고도 어떤 장소가 들어 있을지 예상할 수 있으니 저장할 때도 덜 고민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캡처하기 전에 지도에서 먼저 찾아봐요
스크린샷이 필요 없어진 건 아닙니다.
메뉴판이나 가격처럼 그 순간 보이는 정보를 같이 남기고 싶다면 여전히 캡처가 편해요. 지도에 저장했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봤던 모든 내용까지 함께 남는 건 아니니까요.
다만 목적이 '언젠가 이 장소에 가보고 싶다'는 것이라면 지금은 사진만 저장하고 끝내지 않습니다.
먼저 구글 지도에서 장소를 검색해 실제로 찾을 수 있는 곳인지 확인하고, 나중에 다시 볼 가능성이 있다면 목록에 저장해요. 필요하다면 그다음에 메뉴나 참고할 내용을 캡처합니다.
순서가 바뀐 셈이에요.
예전에는 사진을 저장해두면 장소도 기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장소는 지도에 저장하고 사진은 필요한 정보를 따로 남기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나누고 나니 몇 달 전에 봤던 장소를 찾겠다고 사진첩을 끝없이 내리는 일이 많이 줄었어요.
특히 당장 갈 계획이 없는 곳일수록 차이가 컸습니다. 이번 주에 갈 식당이라면 이름을 기억할 수 있지만, 몇 달 뒤 여행할 때 가보고 싶은 곳까지 계속 기억하고 있기는 어렵거든요. 저장한다는 행동은 똑같아 보여도 무엇을 저장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찾는 방법이 달라진 거죠.
사진을 기억해두고 싶은 건지, 장소를 다시 찾아가고 싶은 건지.
가보고 싶은 곳이라면 저한테는 사진첩보다 지도에 남겨두는 쪽이 훨씬 찾기 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