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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캘린더에 할 일까지 적었더니, 일정이 더 복잡해졌어요

by 시네큐어 2026. 9. 19.

 

구글 캘린더에 할 일까지 적었더니, 일정이 더 복잡해졌어요

 

해야 할 일을 자꾸 잊어버려서 한동안 구글 캘린더에 전부 적어두곤 했습니다.

병원 예약이나 약속처럼 시간이 정해진 일정은 물론이고 택배 보내기, 서류 제출하기, 필요한 물건 주문하기처럼 그날 안에 해야 하는 일도 전부 일정으로 만들었어요.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으니 날짜만 확인하면 그날 해야 할 일이 한꺼번에 보였고, 따로 메모장을 확인할 필요도 없어서 꽤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기록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오후 2시 병원처럼 실제로 그 시간에 해야 하는 일과 '오늘 중으로 하면 됨'에 가까운 일이 같은 방식으로 섞이다 보니, 정작 중요한 약속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끝낸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애매했어요. 실제 약속은 지나간 뒤에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지만, 단순한 할 일은 없애기보다 '이건 끝냈다'는 표시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Google Tasks, 우리말로는 구글 할 일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해봤습니다. 캘린더에 적는 것과 뭐가 그렇게 다른가 싶었는데 직접 나눠서 사용해 보니 의외로 기준은 단순했어요.

몇 시에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면 일정, 했는지 안 했는지가 중요하면 할 일.

물론 모든 상황을 이 기준 하나로 나눌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약속과 할 일이 뒤섞여 캘린더가 복잡해지는 건 많이 줄었습니다.


시간을 정하기 애매한 일까지 일정으로 만들고 있었어요

캘린더에 할 일을 기록하면서 가장 애매했던 건 시간을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금요일까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해볼게요. 마감일은 분명하지만 오후 3시처럼 정확한 시간까지 정해진 건 아니어서, 오전에 해도 되고 시간이 된다면 전날 끝내도 상관없었어요.

그런데 이걸 캘린더 일정으로 만들려니 왠지 시간을 하나 정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결국 오후 2시처럼 아무 시간이나 넣어두거나 하루 종일 일정으로 등록했어요.

이런 일이 한두 개일 때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해야 할 일이 늘어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하루 종일 일정이 캘린더 위쪽을 차지하기 시작했고, 임의로 시간을 넣어둔 일까지 실제 약속과 섞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캘린더를 보고도 어느 것이 반드시 그 시간에 해야 하는 일인지 한 번 더 생각해야 했어요.

 

Google Tasks에서는 이런 일을 굳이 일정처럼 만들 필요가 없었어요. 할 일에 날짜를 정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시간도 추가할 수 있어서, 서류 제출처럼 그날까지 끝내는 게 중요한 일은 날짜를 기준으로 등록한 뒤 실제로 처리했을 때 완료 표시를 하면 됐습니다.

몇 시에 할지 정해지지도 않은 일에 억지로 오후 2시나 4시 같은 시간을 만들어 넣지 않아도 되니 캘린더도 전보다 단순해졌어요.

결국 제가 필요했던 건 모든 일에 시간을 정하는 게 아니라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를 따로 기록할 방법이었던 셈입니다.


끝낸 일을 지우지 않고 완료 표시할 수 있는 게 편했어요

시간을 억지로 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큼 편했던 게 완료 표시였습니다.

예를 들어 '세탁소 가기'를 캘린더 일정으로 만들어뒀다가 실제로 다녀왔다고 해볼게요. 이미 끝낸 일이니 삭제해도 될 것 같지만, 그렇게 하면 제가 그 일을 처리했다는 흔적까지 사라집니다. 그렇다고 그대로 두자니 끝낸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똑같은 일정으로 남아 있었어요.

반면 할 일은 해야 할 때 목록에 남겨두고, 끝낸 뒤에는 완료 처리하면 됐어요. 굳이 삭제할지 그대로 둘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체크 표시 하나의 차이지만 할 일이 여러 개 쌓이니 생각보다 체감이 컸어요. 무엇을 했는지 제가 기억해서 목록에서 하나씩 빼는 게 아니라 아직 남아 있는 일이 무엇인지 화면에서 바로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당일에 끝내지 못한 일이 있을 때 차이가 더 잘 느껴졌습니다. 캘린더 일정으로만 만들어두면 날짜가 지난 뒤 과거 일정 사이에 그대로 남기 쉬웠지만, 할 일에서는 아직 완료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정보가 됐어요.

이때부터 약속과 할 일을 기록할 때 스스로 묻는 것도 달라졌습니다. '언제 있는 일이지?'가 먼저 떠오르면 일정에 가깝고, '이걸 끝냈나?'를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 할 일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기준을 하나 정해두니 매번 어디에 적어야 할지 고민하는 일도 줄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걸 할 일로 옮길 수는 없었어요

일정과 할 일을 구분하는 게 편해지자 한동안 해야 할 일은 전부 Google Tasks에 넣어봤습니다. 캘린더에는 약속만 남기고 나머지는 할 일로 관리하면 훨씬 깔끔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는 둘 사이에 걸쳐 있는 일도 있었습니다.

오후 5시에 꼭 전화해야 하거나 특정 시간에 온라인 신청이 열리는 경우처럼, 무언가를 완료해야 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시간까지 중요한 경우예요. 이런 일을 단순히 '오늘 해야 할 일'로만 생각해서 목록에 넣어두면 제가 확인하는 시간이 늦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전부 캘린더 일정으로 돌릴 필요는 없었어요. Google Tasks에서 날짜와 시간을 설정한 할 일은 Google Calendar에서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완료 여부는 Tasks로 관리하면서 정해진 시간은 캘린더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걸 알고 나니 일정과 할 일을 굳이 완전히 둘로 갈라놓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요한 건 어느 앱에 적느냐보다 나중에 그 내용을 다시 봤을 때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였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 일정으로 남기는 게 자연스럽고, 어떤 일을 끝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할 일로 관리하는 편이 편했어요. 여기에 '끝내야 하는 일이지만 시간도 중요하다'는 조건이 붙는다면 할 일에 시간까지 지정하면 됐고요.

결국 일정과 할 일을 완벽하게 나누는 것보다, 상황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가지고 있는 편이 훨씬 쉬웠습니다.


약속과 할 일을 같은 방식으로 적지 않아요

예전에는 한곳에서 전부 관리하면 무조건 편할 거라고 생각해서 약속부터 장보기까지 모두 구글 캘린더의 일정으로 만들었습니다.

다른 앱을 열 필요가 없다는 건 분명 편했지만, 기록이 많아질수록 캘린더를 열었을 때 정작 시간을 지켜야 하는 약속과 단순히 끝내야 하는 일이 한눈에 구분되지 않았어요.

 

지금은 무언가를 기록하기 전에 시간을 지켜야 하는 일인지, 완료해야 하는 일인지부터 생각합니다.

병원 예약이나 약속처럼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일정으로 등록하고, 오늘 중으로 택배 보내기나 금요일까지 서류 제출하기처럼 완료 여부가 중요한 일은 할 일로 기록하는 식이에요.

물론 실제 생활에서는 두 가지가 정확하게 나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억지로 어느 한쪽에 맞추지는 않습니다. 특정 시간까지 해야 하는 일이라면 할 일에 시간까지 지정할 수 있고, 중요한 일정이라면 알림을 함께 설정해서 미리 확인할 수도 있으니까요.

Google Tasks를 사용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도 새로운 기능 하나를 알게 된 것보다는 이런 구분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캘린더에 기록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일정'인 건 아니었어요.

예전에는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무조건 캘린더부터 열었다면, 지금은 '언제 해야 하지?'와 '언제까지 끝내야 하지?'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를 한 번 생각해 봅니다.

비슷해 보이는 차이지만 이 기준이 생기고 나니 캘린더는 훨씬 덜 복잡해졌고, 아직 끝내지 않은 일을 확인하기도 편해졌어요.

결국 일정과 할 일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두 가지를 똑같은 방식으로 기록할 필요까지는 없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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