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션을 처음 사용할 때는 뭔가를 분류하고 싶으면 표부터 새로 만들었어요.
해야 할 일은 할 일 표, 끝난 일은 완료 표, 나중에 볼 자료는 자료 표. 처음에는 깔끔해 보였습니다.
문제는 내용이 늘어난 뒤였어요.
할 일을 끝내면 원래 표에서 지우고 완료 표에 다시 넣어야 하고, 분류를 잘못했다 싶으면 다른 표로 옮겨야 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같은 내용이 두 군데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노션이 정리하기 편하다더니 왜 나는 정리할 게 더 많아졌지?'
처음에는 제가 노션을 제대로 못 쓰는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데이터베이스의 보기(View) 기능을 제대로 사용해 보고 나서야, 굳이 목적마다 표를 새로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내용은 한곳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보이는 방식만 바꾸면 되는 거였어요.
처음에는 분류할 때마다 표를 하나씩 만들었어요
예를 들어 블로그 글을 관리한다고 해볼게요.
처음에는 작성할 글을 모아놓은 표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고 나니 발행한 글도 따로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발행 완료라는 표를 하나 더 만들었어요.
그러다 수정할 글도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수정 필요라는 표를 또 만들었죠.
처음 몇 개까지는 괜찮았어요. 문제는 글 하나의 상태가 바뀔 때마다 생겼습니다.
작성 예정이었던 글을 발행했다면 원래 표에서 빼고 발행 완료 표로 옮겨야 했어요. 수정이 필요해지면 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고요.
이걸 몇 번 반복하니 슬슬 귀찮아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어느 표가 기준인지 헷갈린다는 거였어요. 복사해서 옮겼다가 원래 내용을 지우지 않으면 같은 글이 두 군데에 남기도 했고, 한쪽에서 제목을 수정했는데 다른 쪽에는 예전 제목이 그대로 남아 있기도 했습니다.
분명 정리하려고 표를 나눴는데 오히려 관리할 대상만 늘어난 셈이었죠.
보기 기능을 알고 나니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노션 데이터베이스에는 같은 데이터를 여러 방식으로 보여주는 보기(View) 기능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걸 단순히 표 모양을 바꾸는 기능이라고 생각했어요. 표를 보드로 바꾸거나 캘린더로 보는 정도인 줄 알았죠.
그런데 직접 사용해 보니 제가 필요했던 건 모양보다 필터를 다르게 적용한 여러 보기였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 글을 전부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넣고 상태라는 속성을 만들 수 있어요. 상태는 간단하게 작성 예정 / 작성 중 / 발행 완료 / 수정 필요 정도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데이터베이스를 새로 만드는 대신 보기를 추가했어요.
작성할 글 보기에서는 상태가 작성 예정인 것만 보이게 하고, 발행 완료 보기에서는 이미 발행한 글만 보이게 하는 식이죠.
그렇게 해놓으니 신기하게도 화면에서는 서로 다른 표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하나였어요.
어떤 글의 상태를 작성 예정에서 발행 완료로 바꾸면, 직접 복사해서 옮기지 않아도 해당 조건에 맞는 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게 바로 이거였어요.
자료를 옮기는 게 아니라 상태만 바꾸는 것.
표를 여러 개 관리할 때보다 훨씬 단순해졌습니다.
* 노션 데이터베이스 자체가 아직 낯설다면, 이전에 정리한 노션 데이터베이스, 그냥 표랑 뭐가 다를까? 직접 써보고 알게 된 점도 함께 참고해보세요.
같은 자료를 표와 캘린더로 볼 수도 있었어요
보기를 사용하면서 또 하나 편했던 건 같은 내용을 꼭 표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고 하면 당연히 표부터 떠올렸어요. 그런데 날짜가 들어 있는 자료라면 캘린더로 보는 게 훨씬 편한 경우도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블로그 글마다 발행 예정일을 입력해 두면, 평소에는 표로 전체 목록을 관리하다가 일정이 궁금할 때는 캘린더 보기로 바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캘린더용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줄 알았어요. 그랬다면 또 문제가 생겼겠죠. 표에서 날짜를 바꾸면 캘린더에도 다시 수정해야 하고, 글 제목을 바꾸면 양쪽을 모두 고쳐야 하니까요.
보기 기능을 사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같은 데이터를 표로도 보고 캘린더로도 보는 거니까, 한쪽에서 내용을 바꾸면 원본 데이터 자체가 바뀌어요.
보드 보기도 비슷했습니다. 상태별로 카드가 나뉘는 형태가 편할 때는 보드로 보고, 전체 내용을 한눈에 확인하고 싶을 때는 다시 표로 보면 됐어요.
이때부터 '어떤 형태로 저장할까?'보다 '이 자료를 지금 어떤 방식으로 보고 싶은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보기를 너무 많이 만들었더니 또 복잡해지더라고요
보기 기능이 편하다는 걸 알고 나니 이번에는 반대의 실수를 했어요. 필요할 것 같은 보기를 전부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전체 작성 예정 작성 중 이번 주 이번 달 발행 완료 수정 필요 아이디어
하나씩 만들 때는 다 쓸 것 같았어요. 그런데 며칠 지나니까 위쪽에 보기 이름만 잔뜩 늘어서 정작 제가 자주 사용하는 게 뭔지 찾기 귀찮아졌습니다.
결국 표를 여러 개 만들던 때와 비슷한 일이 생긴 거예요. 정리를 편하게 하려고 만든 기능을 너무 세세하게 나누다 보니 다시 정리할 게 늘어난 거죠.
그래서 사용하지 않는 보기는 하나씩 없앴습니다.
제가 실제로 자주 확인하는 것만 남겨보니 생각보다 몇 개 되지 않았어요. 전체 내용을 확인하는 기본 보기 하나, 지금 처리해야 하는 내용만 보는 보기 하나, 완료된 내용을 확인하는 보기 하나 정도면 평소에는 충분했습니다. 필요한 상황이 생겼을 때 그때 하나를 추가해도 늦지 않았고요.
노션을 쓰다 보면 기능을 발견할 때마다 뭔가 더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오히려 자주 쓰지 않는 보기를 만들지 않는 것도 정리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표를 나누기 전에 '같은 자료인가?'부터 보게 됐어요
보기 기능을 사용한 뒤로는 새로운 표를 만들기 전에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이게 정말 다른 자료인가?'
예를 들어 블로그 글과 가계부는 완전히 다른 자료니까 굳이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넣을 이유가 없어요. 하지만 작성 예정 글과 발행 완료 글은 어떨까요? 결국 같은 '블로그 글'이고 상태만 다른 거잖아요.
이런 경우라면 데이터베이스를 둘로 나누는 것보다 하나에 넣고 보기만 나누는 쪽이 저한테는 훨씬 관리하기 편했습니다.
할 일 관리도 비슷했어요. 오늘 할 일, 이번 주 할 일, 완료한 일을 전부 별개의 표로 만들기보다 같은 할 일 목록에 날짜와 상태를 넣고 필요한 것만 골라서 보는 방식이 가능했습니다.
처음에는 데이터베이스를 많이 만들어야 노션을 제대로 활용하는 줄 알았어요. 직접 써보니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같은 종류의 자료라면 가능한 한 한곳에서 관리하고, 필요한 화면만 나눠보는 것.
이 원칙을 정하고 나니까 어디에 저장했는지 찾아다니는 일도 줄었어요.
마무리 — 데이터를 나누는 것과 화면을 나누는 건 달랐어요
노션을 처음 사용할 때는 화면에 따로 보이게 만들고 싶으면 데이터도 따로 저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분류가 하나 생길 때마다 표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깔끔했지만 자료가 늘어나자 문제가 생겼어요. 같은 내용을 여기저기 옮겨야 했고, 어느 표에 넣었는지 기억해야 했고, 복사본끼리 내용이 달라지는 일도 생겼습니다.
보기 기능을 사용하고 나서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어요.
데이터는 한곳에 두고, 보고 싶은 조건에 따라 화면만 나누는 것.
작성 예정인 것만 보고 싶으면 그렇게 보이게 만들고, 완료한 것만 필요하면 그 조건으로 보는 식이죠. 표가 필요할 때는 표로 보고, 일정이 궁금할 때는 같은 데이터를 캘린더로 볼 수도 있고요.
물론 보기를 많이 만든다고 무조건 편해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처럼 신나서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결국 보기 목록부터 다시 정리하게 될 수도 있어요.
지금은 새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싶어질 때 바로 새로 만들기부터 누르지 않습니다. 먼저 기존 데이터와 정말 다른 자료인지 생각해 봐요.
같은 자료인데 단지 다른 것만 골라서 보고 싶은 거라면, 새로운 표보다 보기 하나를 추가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으니까요.